미니 화로의 즐거움

한국은 대부분 주문한 고기 전부를 한 번에 구워준다. 화로가 허락하는 선에서 다 올리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구워지는 시간에 맞춰 먹어야 한다. 사실 곱씹어 볼 내용인가 싶긴 한데 나는 천천히 먹는 걸 선호한다.

미니 화로의 매력은 여기서 나온다. 일본 야키니쿠가 딱 이런 스타일이라 갈 때마다 느끼는데, 내가 먹고 싶은 타이밍에 원하는 굽기로 먹을 수 있다는 게 나에게는 크다. 한국은 목살, 삼겹살 대부분 큰 덩어리로 주는데 반해 한점씩 슬라이스해서 나온다는 것도 좋다.

이렇게 먹는 사람 처음 봤다며 주변에서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있는데, 먹어보면 즐겁다. 혼밥의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혼자 사는 분이라면 미니 화로 꼭 써보시길!

우드비 빈티지 코튼 자켓

개인적으로 우드비 제품 중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 셋업으로 입어도 좋지만 무엇보다 단품 활용도가 높아 반바지, 청바지 어디든 착착 붙는다. 웨어러블한 자켓으로 이만한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맘에 드는 녀석! 팔불출 같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결혼식 당일 더워서 땀을 홍수처럼 흘려도 격식에 맞게 슈트를 차려 입고 온 친구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친구들에게 눈이 더 갔었다. 이 작은 부분이 앞으로 관계에 있어 0.01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축하해 주는 마음만 있다면 무슨 상관이랴. 다만, 경황없는 그 짧은 순간에도 감동을 받은 건 사실. 이건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나도 사랑하는 친구의 행복한 자리에 걸맞게 항상 격식 차리려 노력하고 있다.

청춘

청년의 나이가 39세 이하로 개정되었다. 덕분에 웰컴백하게 되었는데 그 때 느꼈던 새벽 공기는 없다. 차 창문 틈으로 들어오던, 닫으면 덥고 열면 춥고.. ‘청춘’ 하면 이상하게 그 기억이 떠오른다. 아침저녁 가리지 않고 경부고속도로를 탔던, 부족한 돈과 넘치는 열정에 속으로는 힘들어했던.. 지금이라고 형편이 나아지진 않았지만 굳은살이 밴 걸까 아니면 매사 신기했던 시기가 지나 무미건조해진 걸까.

이번에 지원이 친구가 오픈한 포테이토 헤드라는 햄버거 집을 다녀왔는데, 하나하나 크게 반응하던 친구분의 모습이 내가 느꼈던 새벽 공기 같았다. 오랜만에 동기부여됐던 이야기.

아날로그

어느덧 유튜브를 시작한 지도 3년. 햇수가 늘수록 장비도 비례하는데, 재밌는 건 요즘은 나보다 나이 많은 친구들을 들이고 있다. 편집 과정에서 노이즈 넣고 부셔서 느낌 낼 순 있지만 오리지널 맛은 확실히 못따라가니까. 눈이 suuuper 편안하잖아. 소니 카메라 선예도가 높다고 오히려 한소리 듣는 걸 보면 다들 비슷한 생각하는 것 같기도.

굳이 난 왜 이런 귀찮기 짝이 없는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걸까. 그냥 기술의 발전이 과거 유럽에서 불던 계몽주의 같다고 해야 할까. 소음 많은 세계에 내가 기억하는 가장 먼 시대로 가고 싶은 것 같다. 단, 지금의 정신을 가지고.

오디너리 조

작년부터 노루토와 나눴던 이야기의 결과물, 오디너리조. 감사하게도 많이 배우고 또 행사 당일엔 처음 느껴본 감정도 있었다. 나이가 40에 가까워지는데.. 나는 누군가 찾아가 인사를 나눌 용기가 있을까? No. 절대 그럴 인간이 아니다. But 이 날을 기점으로 조금은 바꼈다. 찾아주신 분들의 용기와 실천에 감탄했고 나도 어딘가 보태고 싶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래서 조금씩 용기내서 가고 있는 요즘. 근데 아직도 어지러운 건 사실.

오디너리조 방향성에 대해 처음에 많이 혼란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감도 높은 CNP 친구들과 함께 하니 고민스러울 수밖에. 그럴 때마다 속으로 생각한다. 나답게 하자. 내 색깔을 잃으면 이도 저도 아니다. 고맙게도 이 친구들은 나를 무한 신뢰해준다. 잘 되는 친구들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스키마 도식

데밀, 닐튼, 인디고 필드, 퀄리티 퍼포먼스, 캑터스 소잉 클럽. 좋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좋은 브랜드. 그래서 더 잘 됐으면 싶고 세상도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